Friday, April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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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장] 팀 러쉬(Rush) (2) > 끝ⓒ 성진(成珍)< [69장] 첫 번째 항로 퀘스트 (1) > @ 첫 번째 항로 퀘스트. 묵룡은 정말 빨랐다. 상혁이 전생에 타본 하늘 배는 크기는 트리플이었고 등급은 지(地)였었는데 그 배와 비교하면 거의 중고 버스와 최고급 스포츠카 정도의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중요한 건 아직 최고 속도를 낸 것도 아니란 점이었다. 추진력 게이지는 80~85%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고 부스터는 당연히 사용하지 않았다. 묵룡에 장착된 부스터는 ‘★’로 강화된 부스터였기 때문에 사용하면 속도가 300%까지 증폭되었다. 솔직히 추진력 게이지를 100%까지 끌어올리고 부스터까지 사용하면 순식간에 첫 번째 항로를 통과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마정석도 많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지금 가장 필요한 ‘경험’을 건너뛰게 되었다. 지금은 우선 경험부터 해야 할 때였다. 크륵, 크륵. 묵룡에 달라붙은 22마리의 부유충(浮游蟲)은 ‘붉은 집게 고블린’이었다. 하늘 바다를 떠돌던 놈들은 묵룡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달라붙었는데 한눈에 봐도 평범한놈들이 아니었다. 평균 레벨은 82고 무리생활을 하는 놈들은 하삼계 기준으로 보면 거의 최고 난이도 수준의 레이드 던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과 비슷했다. 그런 놈들이 22마리나 등장해 묵룡의 갑판으로 빠르게 기어오르고 있었다. 그나마 계백이 원거리 포격을 정확히 맞추며 7마리를 날려버렸기 때문에 22마리인 것이지 아니었다면 29마리가 기어오를 수도 있었다. “아스피스님이 어그로 확보하고 계백 일리아랑 같이 한 놈씩 일점사로 정리해.” 사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상혁이 키를 놓고 직접 붉은 집게 고블린들을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혁은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상혁은 하늘 고래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에 이런 바다에 사는 별것 아닌 벌레들은 흑기사와 계백이 알아서 처리를 해줘야 했다. 나중엔 더 강력한 벌레들이 더 많이 배로 기어오를 것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는 가볍게 처리를 할 수가 있어야 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두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상혁은 계백과 흑기사를 믿었다. 그렇기에 정말 죽을 수도 있는 위기가 아니라면 절대 도와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도움은 일리아 정도로도 충분했다. 실제로 아스피스와 계백은 생각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붉은 집게 고블린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운이 좋으려고 그런 건지 조금 전 받은 타이틀도 이들의 활약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호칭 - ‘하늘 바다의 탐험가’ 등급 ? 유일(唯一) 설명 ? 당신은 최초로 하늘 바다에 들어선 차원여행자입니다. 당신의 탐험 정신은 이미 하늘 바다 전역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효과 - [접두: 없음.] [접미: 없음.] [상시지속 효과: 뱃멀미 따윈 하지 않아!(S) : 하늘 배 위에서 전투 시 공격력과 방어력이 10% 상승합니다.] 하늘 바다, 그중에서도 하늘 배 위로 한정된 효과이긴 했지만, 효과 자체가 워낙 좋아서 계백과 흑기사는 한껏 더 날뛸 수가 있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미 자주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연계가 아주 딱딱 들어맞았다.거기에 일리아가 눈치 좋게 도우미 역할을 잘하자 붉은 집게 고블린들은 한 마리씩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22마리의 붉은 집게 고블린이 모두 정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상혁의 눈엔 아직도 한참 부족해 보이긴 했지만 처음 벌레들을 상대했다는 걸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다. 우드드드득, 콰직! “휴, 이거 생각보단 할 만한데?” 계백은 마지막 남은 붉은 집게 고블린의 목을 사정없이 꺾으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근처를 떠다니는 부유충들은 하늘 바다에 사는 벌레 중에서도 가장 약한 놈들이야. 당연히 생각보다 약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 계백은 칭찬을 원했겠지만, 상혁은 원래가 칭찬에 인색한 인물이었다. 당연히 그는 이 정도로 만족하지 말라는 듯 냉정한 현실을 얘기해주었다. “쳇, 냉정한 놈.” 계백은 하늘 배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들을 주우며 투덜거렸다. [아이템은 어떻게 할까요?] “아, 그건 일단 창고에 보관하죠. 필요하거나 가지고 싶은 아이템이 있으면 얘길 하고 가져가는 거로 하면 될 거 같아요. 어차피 중요한 건 하늘 고래가 떨어트리는 아이템이니까 벌레들이 드랍하는 잡템들은 적당히 분배하면 될 것 같아요.” 물론 간혹 벌레들도 괜찮은 아이템을 떨어뜨리곤 했었다. 하지만 그건 정말 드문 일이었다. 특히 상혁은 벌레들이 떨어트리는 아이템은 대부분이 필요가 없는 아이템이었다. 첫 번째 부유충군을 아주 가볍게 돌파한 묵룡은 속도를 떨어트리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상혁의 예상대로 하늘 고래가 나타나진 않았다. 대신 부유충군이 한 번 더 나타났었다.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하늘 배 위에서의 전투가 익숙해진 계백과 흑기사는 아까보다 더 빠르게 벌레들을 정리했다. 이번에도 상혁은 키를 놓지 않았기 때문에 묵룡은 전투 중에도 멈추질 않았다. 덕분에 묵룡은 불과 4시간 만에 첫 번째 항로를 주파해버렸다. 상혁은 전생에 자신이 탔던 하늘 배가 꼬박 하루가 걸려서 첫 항로의 목적지에 도착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묵룡이 얼마나 빠른 배인지 실감할 수가 있었다. “저 앞에 보이는 곳이 첫 번째 항로의 목적지이자 사실상 하늘 바다가 시작되는 레드 마운틴(Red Mountain)이야.” 상혁은 레드 마운틴이 시야에 들어오자 계백과 흑기사를 불러 그것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와······ 으음? 근데 저건······.” 레드 마운틴을 바라보던 계백은 뭔가를 발견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상혁은 그가 왜 고개를 갸웃거린 건지 알고 있었다. “맞아, 하늘 고래의 사체야. 정확히는 1등급 하늘 고래 레드 마운틴의 시체지.” “진짜야? 그냥 언뜻 보니까 뭔가 거대한 생명체가 누워 있는 것처럼 보여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앞으로 저런 걸 자주 보게 될 거야. 하늘 바다에 존재하는 모든 영구 안전지역은2등급 이상의 하늘 고래가 죽으며 남긴 시체 위에 세워져 있어. 참고로 2등급 이상의 하늘 고래가 하늘 바다에서 죽으면 시체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거든.” 상혁의 말을 들은 계백과 흑기사 레드 마운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하늘 고래의 사체 위에 영구 안전지역이 설정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신기한 일이었다. “참고로 저 위에는 NPC도 있어. 그들은 천상계인 태양의 대륙에서 여러 이유로 추락한 태양인(太陽人)들인데 보통은 태음인(太陰人)이라 불려.” 상혁은 설명은 언제나 그렇듯 친절하고 상세했다. 사실 여전히 계백과 흑기사는 도대체 상혁이 이런 정보들을 어디서 얻은 것인지 궁금했지만 상혁이 대답을 꺼린다는 걸 안 이후부터는 굳이 묻지는 않았다. 이건 서로 간의 배려였다. 상혁은 그들이 자신에게 정보의 출처를 묻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해주었기에 이렇게 상세하게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었다. “자, 그럼입항하자.” 드르륵, 상혁은 손에 잡고 있던 키를 한쪽으로 돌리며 묵룡을 선미를 레드 마운틴의 선착장 쪽으로 향하게 하였다. * * * * 선착장에 묵룡을 안전하게 도킹한 상혁은 곧장 배에서 내렸다. 당연히 계백과 흑기사도 상혁을 따라 내렸고 일리아는 소환을 해제했다. 상혁은 모두가 내리자 묵룡도 영혼의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기본적으로 선착장엔하늘 배를 세워둘 수가 없었다. 레드 마운틴은 하삼계 기준으로 말하자면 하나의 도시였다. 하나의 섬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도시란 뜻이었다. 세 사람이 레드 마운틴에 들어서자 태음인이라 불리는 NPC들은 경계의 눈빛으로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나마 상혁은 타이틀 효과 덕분에 태음인들과도 기본적인 호감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계백과 흑기사는 말 그대로 생면부지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경계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 며칠 간은 여기서 머무르면서 레드 마운트 근해(近海)에 출몰하는 벌레들을 잡아야 할 거야. 일단 너희들은 그렇게 이 섬의 태음인들과 호감도를 올리고 있어. 그동안 난 항로 퀘스트에 대해 알아보고 올 게.” “넌 호감도를 안 올려도 돼?” “아, 난 타이틀 효과 때문에 기본적으로 얻는 호감도가 있거든. 그러니까 아마 대화 정도는 가능할 거야.” 부유충들은 당연히 레드 마운틴으로도 기어오르려고 했다. 하지만 안전지역에 설치된 결계 안으론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에 해변까지 기어오르는 게 전부였다. 그렇기에 레드 마운틴 근처에는 벌레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알았어. 그럼 우린 사냥하고 있을 테니까 연락해.” 계백은 흑기사와 함께 벌레들을 잡으러 떠났다. 두 사람은 상혁을 100% 신뢰했기 때문에 그의 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물론 상혁 역시 두 사람에게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세 사람은 이렇게 끈끈한 믿음으로 이어져 있었다. “창천항로(蒼天航路)? 차원여행자가 창천항로는 왜 찾는 건가?” 과거 하늘 바다에서 이름 좀 날렸다고 알려진 외발의 늙은 NPC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혁을 바라보았다. 상혁이 말을 돌리지 않고 핵심 키워드를 바로 찔러넣자 바로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창천항로는 항로 퀘스트를 얻기 위한 핵심적인 단어였다. 원랜 이 단어도 태음인들과 열심히 대화해서 얻어내야 하는 것이었지만 상혁은 이미 이 단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나처럼 앞에 과정을 건너뛰었다. “당신들이 끝내지 못한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입니다.” 이번에도 포인트를 직접 공략했다. NPC와의 대화는 이런 포인트들이 분기점으로 작용해서 그걸 토대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답을 알고 있다면 이렇게 돌직구 스타일의 대화를 하는 게 가장 좋았다. “그 싸움은 태양인들의 몫이야. 일개 차원여행자가 끼어든다고 바뀌는 건 없어.” 확실히 레드 마운틴의 책임자이자 첫 번째 항로 퀘스트를 부여해주는 늙은 NPC는 쉽게 공략되질 않았다. 보통 유저라면 며칠은 꼬박 이 NPC에게 시간을 투자해야간신히 퀘스트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상혁은 이미 핵심 키워드들을 전부 알고 있었기 때문에 10분도 안 돼서 거의 항로 퀘스트 근처까지 도달할 수가 있었다. “바뀌는 건 있습니다. 당신들은 다시 태양의 대륙으로 올라갈 용기조차 없겠지만우린 다릅니다. 우린 우리에게 주어진 불멸의 힘을 이용해 무조건 이 거친 하늘 바다를 뚫고 태양의 대륙으로 올라갈 겁니다. 그리곤 뒤틀려 있는 이 세상을 바꿔버릴겁니다.” 상혁이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엔 세 가지 핵심 포인트가 들어 있었다. ‘올라갈 용기가 없는 태양인’. ‘불멸의 힘.’ ‘뒤틀려 있는 세상을 바꾼다.’ 상혁은 이 포인트 세 가지라면 NPC가 항로 퀘스트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휴······ 할 말이 없어지는군······.” 늙은 NPC는 한숨을 길게 쉬며 말을 이어나갔다. “창천항로는 하나의 항로를 의미하지 않네. 하늘 바다에 존재하는 수많은 항로는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그 모든 항로를 창천항로라고 부르지. 그렇기에 자네가 어떤 항로를 개척하든지 그건 자네만의 항로가 될 것일세. 창천항로를 얻으려면 그 항로를 담을 그릇이 필요하네. 레드 마운틴 근해에 출몰하는 9등급 하늘 고래 한 마리를 잡은 후 그 고래의 심장을 가져오게. 그럼 내가 그것으로 ‘하늘 나침반’을 만들어주겠네.” 항로 퀘스트 창천항로의 시작[연계1]을 얻었습니다. ‘됐군.’ 하늘 나침반을 묵룡의 키에 장착하면 자동으로 묵룡의 항로를 기록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었다. 물론 항로 퀘스트를 계속 이어나가며 항로를 업데이트해야 하늘 나침반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천상계라 불리는 태양의 대륙에 도착하기 위해선 꼭 얻어야 할 아이템이었다. < [69장] 첫 번째 항로 퀘스트 (1) > 끝ⓒ 성진(成珍)< [69장] 첫 번째 항로 퀘스트 (2) > 퀘스트를 받은 상혁은 곧장 바닷가로 이동했다. 9등급 하늘 고래는 혼자도 잡을 수 있긴 했지만, 경험을 위해서라도 혼자보단 셋이 하는 게 훨씬 좋았다. 특히 레드 마운틴 근해에 출몰하는 하늘 고래를 잡으면 계백과 흑기사가 굳이 해변에서 벌레들을 잡으며 호감도를 올릴 필요가 없어졌다. 하늘 고래 사냥 한 방이면 레드 마운틴의 태음인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호감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같이 가는 게 맞았다. 상혁은 해변에서 열심히 벌레들을 박멸하던 계백과 흑기사를 데리고 근해로 나왔다. 남은 건 레드 마운틴 근해에 출몰하는 9등급 하늘 고래를 찾은 후 그것을 잡기만 하면 되었다. 그그그그긍. 상혁은 어느 정도 나왔다고 생각되자 묵룡의 엔진을 끄고 키를 고정했다. “여기가 하늘 고래가 나오는 지점이야?” 계백은 갑판으로 내려온 상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하늘 고래는 정확한 리스폰 포인트가 없어.” “그러 왜 여기에 세운 거야?” “보통 하늘 고래는 이 정도 근해엔 잘 나타나질 않거든. 그런데 퀘스트를 보면 근해에 출몰하는 하늘 고래를 잡으라고 나와 있잖아. 이건······ 근해로 가면 퀘스트 용 하늘 고래가 나올 것이란 뜻이야.” 계백은 상혁의 대답을 듣고 무슨 말인지 정확히 이해했다. 솔직히 상혁도 전생엔 항로 퀘스트를 해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조금 전 말했던 것도 그냥 다른 유저들에게 들었던 정보였다. “그럼 금방 나오겠네. 난 준비하고 있을 게.” 상혁의 말을 들은 계백은 곧장 작살포로 이동했다. 하늘 고래 사냥의 시작은 작살포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철컥, 철컥! 계백은 작살포에 작살을 장전하고 조종간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계백은 하늘 고래가 등장하면 1초 안에 반응해 4초 안에 작살포를 쏠 자신이 있었다. [전 계속 주변을 살필게요.] 흑기사는 당장은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주변을 살피며 이상 징후를 찾았다. “너무 긴장할 거 없어. 9등급 하늘 고래는 그리 강하지 않아. 우리 전력이라면 어렵지 않게 잡을만한 녀석이야.” 상혁은 두 사람을 격려하며 자신 역시 전투 준비를 끝냈다. 타이틀을 세팅하고 그림자 왕의 대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곤 천천히 그림자 하나를 찾아서 그 안으로 스며들었다. 세 사람이 전투 준비를 완벽하게 끝낸 후에도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이 더 흘렀다. 상혁은 이제 슬슬 자신이 받은 퀘스트가 9등급 하늘 고래를 심해에서 끌어올릴 때가 되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등장할 때가 되었······.’ 상혁이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갑자기 묵룡 앞쪽에서 뭔가가 확 튀어 올라왔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 쿠아아앙! 퀘스트 전용 9등급 하늘 고래가 등장했습니다. 놈을 잡고 퀘스트 ‘창천항로의 시작’을 클리어하세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9등급 하늘 고래가 등장했다. 놈은 마치 냇가나 논에 사는 소금쟁이처럼 생겼다. 물론 크기가 비교도 안 될 만큼 컸지만 어쨌든 생김새 자체는 딱 소금쟁이였다. “조준 완료! 시작하자!” 철컥, 피이이이잉! 계백은 이미 하늘 고래가 등장하는 것과 동시에 작살포를 놈의 몸통에 정확히 조준했고 정확히 2.2초 정도가 지난 지금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파아아앗, 콰드득! 작살포는 정확하게 하늘 고래의 몸통에 명중했다. 작살포의 역할은 간단했다. 하늘 고래를 하늘 배와 연결해 놈의 행동반경을 하늘 배 근처로 한정시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하늘 고래의 전투 패턴은 더 복잡하고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작살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퍼펙트(Perfect)’! 작살포가 아주 정확하게 명중했습니다. 하늘 고래의 이동속도와 회피 능력, 방어력이 10% 감소합니다. 놈의 행동반경이하늘 배 주변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실전에서 제대로 쏴본 건 처음이었건만 계백은 기어이 ‘퍼펙트’를 얻어냈다. 작살포는 명중 정도에 따라 2~10%까지 디버프를 부여했다. 참고로 가장 안 좋은결과는 ‘빗나감’이 뜨며 아예 명중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명중했을 때 가장 안 좋은 결과는 ‘베드(Bad)’가 뜨며 2%의 디버프만 부여하는 것이었다. “일단 한 발!” 계백은 큰소리로 외치며 바로 다음 작살포를 준비했다. 한 마리의 하늘 고래당 최대 3번의 작살포격 기회가 주어졌다. 작살 자체가 전투 한 번 당 3개씩밖에 생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쏘고 싶어도 쏠수가 없었다. 물론 작살포를 천천히 쏠 수도 있긴 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하늘 고래의 움직임을최대한 제한해 놓지 않으면 오히려 전투가 본격적으로 벌어졌을 땐 작살포를 맞추기 더 힘들었다. 그래서 상혁의 전생에서도 노련한 하늘 고래 사냥꾼들은 등장과 함께 최소 한 발 이상의 작살포를 하늘 고래의 몸에 꽂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었다. 계백은 세 발 모두를 퍼펙트로 꽂아넣을 생각이었다. 콰과과과과! 쿠쿠쿵! 하지만 하늘 고래가 발광을 하며 몸을 비트는 바람에 놈과 연결된 하늘 배도 덩달아 마구 흔들려서 두 번째 작살을 바로 이어서 쏠 수가 없었다. [아스피스, 잠깐만 저놈을 도발해서 어그로를 잡아!] 상혁은 파티 채널로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지금 하늘 고래가 발광하는 건 어그로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흑기사는 상혁의 말을 듣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방패를 하늘 고래에게 날렸다. 휘리리리릭, 드드드득! 흑기사의 방패가 하늘 고래의 몸을 깊숙이 훑으며 다시 흑시에게 돌아오자 자연스럽게 하늘 고래도 흑기사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흔들림도 멈췄다. 그러자 계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두 번째 작살포를 날렸다. 피이이잉, 콰드드득! ‘퍼펙트(Perfect)’! 작살포가 아주 정확하게 명중했습니다. 하늘 고래의 이동속도와 회피 능력, 방어력이 추가로 10% 더 감소합니다. (누적 감소량 20%)이번에도 퍼펙트. 확실히 계백의 사격 솜씨는 평범함, 아니 비범함마저도 뛰어넘을 것처럼보였다. 두 개의 작살포가 하늘 고래의 몸에 꽂히며 하늘 고래는 정말 단단하게 하늘 배에고정되었다. 캬라라라라라! 하지만 소금쟁이를 닮은 하늘 고래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놈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자신의 어그로를 붙잡고 있는 흑기사에게 강력한 음파 공격을 내뿜었다. 콰과과광! 흑기사는 두 개의 방패를 겹쳐 드는 스킬을 사용해서 자신이 받는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순식간에 생명력 25%가 한 방에 사라졌다. 흑기사는 하드 탱커 스타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하늘 고래를 탱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물론 상혁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상혁은 단지 흑기사가 ‘잠시만’ 버텨주길 원했을 뿐이었다. 그 잠시만은 바로 이 한 방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다. 드드득, 번쩍! 어둠 속에서 한 줄기 강력한 검은 빛이 뻗어 나와 하늘 고래의 머리를 정확히 때렸다. 콰직! 콰과과과과과광! 이 강력한 한 방의 공격으로 하늘 고래의 생명력이 20%나 사라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그로 역시 상혁에게 넘어왔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상혁은그림자 왕의 대검을 한 손으로 돌리며 하늘 고래를 바라보았다. 사실 상혁이 제대로 마음을 먹고 최초의 한 방을 날렸다면 하늘 고래의생명력을 절반 이상 날려버리고 시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무조건 라그나 블레이드가 발동되어서 모든 걸 난장판으로 만들 게 분명했다. 상혁은 하늘 바다로 진출하기 전에 미리 몇 번의 실험을 통해 라그나 블레이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때 실험을 통해 라그나 블레이드를 발동시키지 않는 아슬아슬한 수준의 한계 데미지도 알아낼 수가 있었다. 조금 전 공격이 딱 그 수준의 공격이었다. 라그나 블레이드는 통제 불가능한 능력이었기 때문에 상혁은 정말 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그걸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 특히 계백과 흑기사를 옆에 두고 라그나 블레이드와 같은 스킬을 사용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아무리 두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이들이라고 해도 도저히 ‘버그’로 밖에 보이지 않는 괴상한 기술을 남발하다간 자칫 진짜 버그 플레이어로 소문이 날 수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현재 순위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라이브 채널을 다시 단번에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하늘 고래 사냥 영상은 필수였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최소 1~2개월 후에는 이 영상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야 했는데 라그나 블레이드와 같은 미친 기술을 사용하면 영상은 당연히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캬아아아아아아! 머리를 뒤로 젖히고 괴성을 지르며 고통스러워 하는 하늘 고래. 이렇듯 놈의 머리를 제대로 쪼갠 상혁은 재빨리 흑기사 앞으로 나서며 마갑을 소환했다. 파파파팟, 철컥! 철컥! 묵룡의 에너지 방출 범위 안에서는 칠흑의 검은 날개를 평소와 똑같이 사용할 수가 있었다. 묵룡의 범위를 벗어나면 칠흑의 검은 날개를 사용할 수 없긴 했지만, 어차피 하늘 바다 위에선 묵룡의 에너지 방출 범위 밖으로 벗어날 일이 거의 없었다. 상혁이 칠흑의 검은 날개를 장착하는 사이 하늘 고래도 뒤로 젖혀졌던 고개를 바로 세우며 상혁을 노려보았다. “기생충들이 기어오를 겁니다! 그걸 맡아주세요.” 상혁은 흑기사에게 기생충을 맡긴 후 자신은 온전히 하늘 고래에만 집중할 생각이었다. 상혁과 흑기사가 자신의 포지션을 확실히 확보하는 순간 기회를 엿보고 있던 계백도 자신의 역할을 200% 수행했다. “마지막 한 발!” 피이이잉, 콰드드드득! 또 한 발의 작살이 하늘 고래의 몸을 파고들었다. ‘굿(Good)’! 작살포가 정확하게 명중했습니다. 하늘 고래의 이동속도와 회피 능력, 방어력이 추가로 8% 더 감소합니다. (누적 감소량 28%) ‘쳇, 살짝 빗나갔네.’ 3연속 퍼펙트엔 실패했지만 사실 현실적으론 굿만 되어도 포수는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수행한 것이었다. 세 발의 작살을 모두 사용한 계백은 미련 없이 작살포를 벗어났다. 그의 다음 포지션은 서브 딜러로서 흑기사와 상혁을 돕는 것이었다. “일리아, 기생충을 제거해!” 상혁은 일리아 마저 소환했다. 솔직히 일리아의 도움까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혁은 이왕 손발을 맞추는 거 베스트 멤버로 완벽하게 실전을 치르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파파팟, 언제나처럼 일리아는 은밀하게 상혁의 옆에 나타났다. 그리곤 상혁의 명령대로 묵룡 아래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한 기생충들을 제거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캬라라라라라! 9등급 하늘 고래는 다시 한 번 입을 크게 벌리며 강력한 음파 공격을 내뿜었다. 조금 전 흑기사는 이 공격에 상당한 피해를 보았지만, 상혁은 달랐다. ‘이건 회피할 수 없는 공격이다.’ 이 음파 공격은 회피가 불가능한 특수 공격이었다. 그런 의미에선 회피 탱커라 할수 있는 상혁에겐 상성이 별로 안 좋은 공격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피할 수 없다면 막거나 견디면 그만이었다. 드드드드득, 콰과광! 상혁은 회피 탱커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러 종류의 강력한 데미지 감소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방어력이나 속성 저항력을 올려주는 기술도 여러 개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9등급 하늘 고래가 내뿜은 이 음파 공격 정도는 얼마든지 견뎌낼 수가 있었다. 생명력이 살짝 깎였지만, 이 정도는 미리 몸에 박아둔 ‘도트 힐’ 효과를 지닌 조합카드 한 장만으로도 순식간에 회복할 수가 있는 데미지였다. 오히려 상혁은 음파 공격을 오롯이 몸으로 견디며 역습을 내뿜었다. 촤르르르르륵! 상혁의 양손에서 튀어나온 붉디붉은 와이어! 신화등급 아이템인 만월의 블러드 와이어가 드디어 등장했다. 심지어 이건 그냥 만월의 블러드 와이어가 아니었다. 무려 +10까지 만월의 블러드 와이어였다. 신화등급 아이템인데 +10까지 강화가 되었다. 이건 정말 그냥 미친 아이템이라고 보면 되었다. 며칠 전 상혁은 +10까지 강화된 만월의 블러드 와이어를 손에 쥔 순간 이 아이템은 자신이 게임을 접을 때까지 쭉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상혁은 어떻게 신화등급의 아이템인 만월의 블러드 와이어를 +10까지 강화할 수 있었던 걸까? 이 엄청난 일은······ 전설 등급 타이틀인 ‘갓 마스터’로부터 시작되었다.